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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면역 기능 변화는 왜 반복되는가

by 모모는멋쟁이 2025. 12. 10.

 면역 반응의 ‘capacity’가 아니라 ‘regulation’의 문제

겨울이 되면 감염성 질환이나 바이러스 재활성화에 대한 언급이 늘어난다.
이 현상은 흔히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표현으로 설명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이 설명은 결과만을 요약한 말에 가깝다.

실제로 겨울철에 관찰되는 변화는
면역 세포의 수적 감소나 기능 소실(capacity loss)이 아니라,
면역 반응이 시작되고 조절되는 과정,
즉 **면역 조절(regulation)**의 효율이 흔들리는 쪽에 가깝다.

면역 체계는 단순한 방어 장치가 아니라
감지(sensing), 신호 전달(signaling), 세포 이동(cell trafficking),
반응 증폭(amplification), 종료(resolution)로 이어지는
고도로 조율된 생물학적 시스템이다.

초기 면역 반응(innate immune response)의 지연

 

면역 반응의 첫 단계는
선천면역(innate immunity)에 의해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는 점막과 피부에 존재하는
대식세포(macrophage),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등이
병원체를 인지하고 면역 신호를 발생시킨다.

겨울철의 낮은 기온은
말초 혈관 수축(peripheral vasoconstriction)을 유도하고,
이는 점막과 피부 표면의 국소 혈류 감소로 이어진다.
그 결과, 면역 세포가 병원체와 처음 접촉하는 부위로
이동하는 속도(cell recruitment)가 늦어질 수 있다.

이 현상은 면역 기능의 소실이라기보다는
면역 반응 개시 속도의 지연(delay in activation)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점막 면역(mucosal immunity) 환경의 구조적 변화

 

호흡기와 비강, 결막과 같은 점막 조직은
면역 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는 단순한 물리적 장벽이 아니라,
IgA(immunoglobulin A), 항균 펩타이드,
선천면역 세포가 함께 작동하는 활성 면역 환경이다.

겨울철의 건조한 공기와 낮은 습도는
점막 표면의 수분층을 감소시키고,
점액층(mucus layer)의 점성과 이동성을 변화시킨다.
이로 인해 병원체가 점막 표면에 더 오래 부착되고,
면역 반응이 충분히 활성화되기 전
조직 내부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표현보다는
mucosal barrier efficiency가 저하된 상태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신경–내분비–면역 축(neuroendocrine–immune axis)의 계절적 변화

 

면역 반응은 면역 세포만으로 조절되지 않는다.
중추신경계와 내분비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역시
면역 반응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조절한다.

겨울철 일조량 감소는
멜라토닌(melatonin)과 코르티솔(cortisol)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 호르몬들은 염증 반응(inflammatory response)을
직접 자극하기보다는
면역 반응의 타이밍과 종료 시점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리듬이 흔들릴 경우
면역 반응은 필요할 때 늦게 시작되거나,
이미 종료되어야 할 반응이
불필요하게 지속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면역 흐름

대상포진 재활성화와 면역 감시(immune surveillance)

 

대상포진은
면역 체계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에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잠복해 있던 Varicella-zoster virus는
면역 감시 기능(immune surveillance)이
일시적으로 느슨해졌을 때 재활성화될 수 있다.

겨울철 이후 대상포진 발생이 증가하는 현상은
선천면역 반응 지연,
점막 및 말초 방어 환경 변화,
면역 조절 신호의 불균형이
동시에 겹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이는 면역력 저하라는 단일 원인보다는,
immune regulation의 미세한 불안정성이 누적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겨울철 면역 관리의 방향에 대한 재해석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면
겨울철 면역 관리를
“면역을 키운다(boost immunity)”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보다 정확한 목표는
면역 반응이 지연되지 않고,
과도하지 않으며,
필요한 시점에 정확히 종료될 수 있도록
면역 조절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겨울철 면역 문제의 본질은
면역 기능의 부족이 아니라
면역 반응 조건의 불리함에 가깝다.

 

정리

 

겨울철에 관찰되는 면역 기능 변화는
면역 세포의 능력 저하가 아니라,
면역 반응의 개시 속도,
점막 방어 효율,
조절 신호의 균형이
계절적 요인에 의해 흔들린 결과다.

이 관점에서 보면
겨울철 면역 관리는
무언가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면역 체계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돈하는 과정에 가깝다.